간염, 피로감만으로 지나치기 어려운 간의 염증 질환

A형·B형·C형 간염과 약물성·알코올성 간염까지 구분해야 할 간 질환

대한의료협회 질병정보

간염은 간세포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간은 영양소 대사, 해독, 담즙 생성, 혈액 응고 인자 합성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 기관에 염증이 생기면 간수치가 상승하고, 피로감, 식욕 저하, 구역, 오른쪽 윗배 불편감,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혈액검사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간염은 원인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간염이 대표적이며, A형·B형·C형·D형·E형 간염이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염, 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으로 인한 약물성 간손상, 면역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성 간염이 있다. 간염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전염 경로, 만성화 가능성, 치료와 예방 방법은 서로 다르다.

A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된 사람과의 밀접 접촉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 대개 급성 간염 형태로 나타나며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성인에서 감염되면 발열, 심한 피로감, 식욕 저하, 구역, 복통, 황달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CDC는 A형 간염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 섭취 또는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전파된다고 정리한다.

B형 간염은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출생 과정에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파될 수 있고, 성접촉, 오염된 주사기, 혈액 노출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급성으로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만성 B형 간염으로 이어진다. 만성 B형 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중요한 원인이다. CDC는 만성 B형 간염과 만성 C형 간염이 간손상, 간경변, 간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C형 간염은 주로 감염된 혈액 노출을 통해 전파된다. 과거에는 수혈이 중요한 경로였지만, 현재는 혈액 선별검사로 위험이 크게 줄었다. 오염된 주사기, 비위생적 시술, 혈액 노출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C형 간염은 급성 감염 후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고, 오랫동안 증상 없이 진행할 수 있다. Mayo Clinic은 만성 C형 간염이 수년 동안 증상 없이 지내다가 간 손상이 충분히 진행된 뒤 피로, 식욕 저하, 황달, 쉽게 멍듦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다룬다.

D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에게만 감염될 수 있다. B형 간염과 동시에 감염되거나, 이미 B형 간염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감염될 수 있다. 간 손상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어 B형 간염 관리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 E형 간염은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지역에서 유행한다. 임신부나 면역저하자에서는 더 심한 경과를 보일 수 있다.

간염의 증상은 원인과 급성·만성 여부에 따라 다르다. 급성 간염에서는 피로감, 발열, 근육통, 식욕 저하, 구역, 구토, 오른쪽 윗배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 색이 진해지고, 대변 색이 옅어지며,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생길 수 있다. 만성 간염은 오랫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막연한 피로감만 나타날 수 있다. CDC도 많은 바이러스성 간염 감염자가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간염에서 피로감은 흔하지만 비특이적인 증상이다. 피곤하다고 모두 간염은 아니며, 간염이 있어도 피로감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간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간수치 검사, 바이러스 표지자 검사, 간 기능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B형·C형 간염은 증상이 없어도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어 검사의 의미가 크다.

진단은 혈액검사가 중심이다. AST, ALT는 간세포 손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간수치다. 빌리루빈, 알부민, 프로트롬빈시간, 혈소판 수치는 간 기능과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A형·B형·C형 간염은 항원, 항체,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와 활동성을 판단한다. 만성 간염에서는 간섬유화 검사, 복부초음파, 필요 시 추가 영상검사를 통해 간경변과 간암 위험을 평가한다.

B형 간염 검사는 단순히 “양성·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HBsAg, anti-HBs, anti-HBc 등 여러 표지자를 함께 해석해야 한다. 현재 감염 상태인지, 과거 감염 후 회복됐는지, 예방접종으로 항체가 생겼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만성 B형 간염에서는 HBV DNA, HBeAg, ALT, 간섬유화 정도를 함께 봐야 치료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다.

C형 간염은 선별검사와 확진검사를 구분해야 한다. 항체검사가 양성이면 과거 노출 또는 현재 감염 가능성을 뜻한다. 현재 감염 여부는 HCV RNA 검사로 확인한다. C형 간염은 현재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CDC도 C형 간염은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A형 간염은 대개 보존적 치료가 중심이다. 충분한 휴식, 수분 섭취, 영양 유지, 간에 부담을 주는 약물과 음주 회피가 중요하다. B형 간염은 급성과 만성 여부, 바이러스 증식 정도, 간수치, 간섬유화 정도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만성 B형 간염에서는 항바이러스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치료 목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경변과 간암 위험을 낮추는 데 있다.

C형 간염 치료는 과거보다 크게 발전했다.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해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치료 기간과 약제 선택은 유전자형, 간경변 여부, 이전 치료 경험, 동반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치료 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가 유지되면 완치로 본다. 다만 간경변이 이미 있는 사람은 C형 간염이 치료돼도 간암 감시가 계속 필요할 수 있다.

약물성 간염은 복용 중인 약과 건강보조식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열진통제, 항생제, 항결핵제, 항경련제, 일부 한약과 보충제도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간에 좋다고 알려진 제품이 오히려 간수치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간수치가 갑자기 상승했거나 황달이 나타났다면 최근 복용한 약,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제품, 한약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알코올성 간염은 지속적인 음주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단순 지방간을 넘어 간세포 손상과 염증이 나타나는 단계다. 심한 경우 황달, 발열, 복수,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음주량을 줄이는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금주가 치료의 핵심이다. 영양 결핍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영양 관리도 함께 필요하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간세포를 공격해 생기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바이러스성 간염처럼 전염되는 질환은 아니다. 피로감, 황달, 관절통으로 나타날 수 있고, 증상 없이 간수치 이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진단에는 자가항체, 면역글로불린, 간 조직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에는 면역억제제가 사용될 수 있어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경고 신호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짙은 갈색 소변, 회색빛 변, 심한 구토, 의식 혼미, 복부 팽만, 다리 부종, 쉽게 멍이 드는 증상, 피를 토하거나 검은 변을 보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간염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간부전, 간경변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관리는 간염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공통적으로 음주는 피해야 한다. 간염이 있는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간세포 손상이 악화될 수 있다. 임의로 간장약이나 보충제를 추가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간수치가 높을 때는 약물 대사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처방약,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을 의료진과 상의해 조정해야 한다.

예방에서 백신의 역할은 중요하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B형 간염 백신은 D형 간염 예방에도 의미가 있다. 반면 C형 간염은 현재 사용 가능한 백신이 없다. CDC와 Mayo Clinic 모두 A형·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하고, C형 간염에는 현재 백신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전파 예방도 필요하다. B형·C형 간염 환자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처럼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물건을 함께 쓰지 않아야 한다. 문신, 피어싱, 침습적 시술은 위생 관리가 확인된 곳에서 받아야 한다. 성접촉을 통한 전파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A형 간염은 손 씻기, 안전한 음식과 물 섭취, 조리 위생이 중요하다.

간염에서 흔한 오해는 “간수치가 정상이라면 간염이 없다”는 생각이다. 만성 B형·C형 간염에서는 간수치가 일시적으로 정상이어도 바이러스 감염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오해는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증상 없이 간섬유화와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다. 검사 결과와 위험도를 기준으로 정기 추적이 필요하다.

간염은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지만, 원인에 따라 경과가 크게 다르다. A형 간염은 주로 급성으로 지나가고, B형·C형 간염은 만성 간질환과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알코올, 약물, 자가면역 반응도 간염의 중요한 원인이다. 피로감, 식욕 저하, 구역, 오른쪽 윗배 불편감, 황달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간수치 이상이 반복되면 원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 간염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추적과 치료 판단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간염 관련 건강정보
대한간학회, 간질환 정보
CDC, Clinical Overview of Viral Hepatitis
CDC, Viral Hepatitis Basics
Mayo Clinic, Viral Hepatitis
Mayo Clinic, Hepatitis C Symptoms and Ca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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